몸 전체 따뜻하게 유지해야
날씨가 추워지면 난방을 하게 돼 실내외 온도차가 크게 벌어진다. 이때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가면 코가 빨개지고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생긴다. 추운 곳에서는 혈관이 수축돼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혈관이 확장돼 피가 얼굴에 몰린 탓이다. 대부분은 늘어난 혈관이 곧 정상으로 돌아와 금방 원래 얼굴색을 찾지만, 빨개진 얼굴빛이 빨리 회복되지 않아 고민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바로 ‘안면 홍조증’(사진) 환자들이다. 볼과 코 부위가 특히 붉어지면서 ‘술 마셨냐’ 거나 ‘부끄러움이 많다’는 등의 오해를 받기도 해 사회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일쑤다.
갱년기나 폐경 전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같은 증상으로 고민하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가 지난해 1∼12월 내원한 안면 홍조증 환자 111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전체의 44%를 차지해 여성 못지않은 비율을 보였다.
안면 홍조증은 혈관을 지배하는 신경계나 혈관의 수축·이완 작용의 이상으로, 얼굴 및 상체에 있는 모세혈관이 늘어나는 질환이다. 추운 날씨나 심리적 자극, 스트레스. 알코올, 지나친 자외선 노출, 심한 여드름, 잦은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 등도 원인이다.
안면 홍조증을 방치하면 피부에 혈관이 비쳐 거미줄처럼 보이는 ‘모세혈관 확장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반드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레이저로 혈관을 축소하거나 확장된 모세혈관을 제거하는 시술로 가능하다. 이와는 달리 한의학연구원 최선미 박사팀은 갱년기 및 폐경 후 여성의 안면 홍조증에 침을 놓아 증상을 50% 이상 호전시킨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생활 속 예방 및 관리도 중요하다. 평소 자외선 차단에 신경쓰고, 세안을 할 때 자극이 적은 세안제를 사용해야 한다. 무리한 각질 제거나 필링을 하지 말고 심한 피부 마사지도 삼가는 게 좋다. 추운 곳에서 따뜻한 장소로 들어갈 땐 미리 손바닥으로 볼을 가볍게 비벼 줘 온도를 높여준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또 찬 기운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로 얼굴만 가리기 보다는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뜨거운 욕조나 사우나, 찜질방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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